2024년 참가팀


제3회 대전사회복지사 스토리텔링대회


최우수상 - 달달한인생 유자

"서로의 한 뼘이 달라도 함께 성장하는 人 "

이동석, 이영단, 이영진 사회복지사

(대전유성지역자활센터)


안녕하세요. 저는 대전유성지역자활센터에서 ‘자활 사례관리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동석입니다. 


혹시 ‘자활센터’라고 들어보셨나요?
사실 저도 이곳에 입사하기 전까지는 생소한 사회복지 분야였습니다.
가끔 ‘재활센터’로 착각해 문의하시는 분들도 있을 정도이니깐요.

자활센터는 쉽게 말해서 저소득층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급여를 받으면서 일하는 성취감을 경험하고,
 삶의 희망을 가지고 스스로 자활할 수 있도록 돕는 센터입니다.
자활센터는 사업단을 운영 및 관리하는 자활사업팀과 인테이크부터 종결까지
클라이언트를 사례관리하는 사례관리팀이 있습니다.

간략하게 소개하면, 초기 사정과 교육을 통해 적응하도록 돕는 게이트웨이 전담 관리사가 있고, 
자산형성을 담당하는 자산형성 사례관리사가 있습니다. 

사례관리팀에서 저는 ‘자활 사례관리사’로서 자활센터에 참여하는 저소득층, 소위 ‘참여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사례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자활센터에서 사례관리는 사회복지 실천을 수행하는데 일반적인 사례관리와는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자활’ 즉, ‘일’이라는 매개체가 분명하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참여 주민들이 일을 하는 데 장애가 되는, 방해되는, 혹은 저해되는 요소들을 해결하고, 그들의 약점이 아닌 강점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 및 연계를 해줍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자활 사례관리사’로 제가 느꼈던 것들을 조금 나눠보고자 합니다.
지난해 12월 입사 후 첫해 참여 주민들 전체 160명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상담하면서, 
우리 센터에 오시는 이유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취직도 안 되고, 불어나는 부채를 감당할 수 없고,
 여기저기 아파서 건강도 악화되는 등의 이유로 오신 분들이라는 것이죠.


이분들의 사연이 어찌 되었든 저에게는 궁극적으로 탈수급을 목표로, 자활을 향해서,
 스스로 살아갈 힘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일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려는 분들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를 쏟는
저의 생각과는 다르게 참여자의 대부분은 자활하고자 하는 의지가 좀처럼 없었습니다.

그저 “사는 곳이 불편하니 집을 알아봐 달라, 누구랑 함께 일하는 게 어려우니 사업단을 바꿔달라, 센터에서는 병원비 지원이 안 되냐?” 등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것은 많았지만, 제가 “자격증을 취득해보자, 어떤 기술을 배워보자, 지각하지 않기 위해 작은 시도를 해보자.”와 같은 노력을 요구하는 것에는 거부감과 무기력함을 보였습니다.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저들에게는 지금의 상황이 편안한가? 왜 노력하려고 하지 않지? 이대로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때 생각해보면 저는 그들에게 매우 화가 났었던 것 같습니다. 
‘가난’을 무기로 요구하는 건 많지만, 그에 대한 노력과 삶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의 투정과 같이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살아보려고 열심히 노력한 제 삶의 방식과 괴리감이 느껴 불쾌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품고 살아가고 있는 저에게, 어느 날 상사이신 실장님의 슈퍼비전은 큰 생각거리를 주었습니다.
자활 사례관리사로서 스스로 “빈곤 계층을 만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말이었습니다.
되뇌어 보았습니다. ‘나는 정말 이들을 만나고 싶은가? 이해해주고 싶은가? 함께 하고 싶은가?’
이처럼 많은 고민과 고민 사이에 우연히 ‘대전사회복지사 스토리텔링 대회’의 주제인 ‘한 뼘’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제 손을 넓게 벌려 한 뼘을 눈으로 측정해보고, 옆에 있는 참여 주민의 손을 보며 한 뼘을 재봤습니다.
새삼스럽지만 서로의 한 뼘이 다르다는 것이 놀랍게 다가왔습니다. 다른 주민의 손을 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쩌면 참여 주민들 개개인이 나아가고자 하는 한 뼘의 길이가 있는데,
저는 저의 한 뼘을 기준을 그들에게 고수했기에,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즉 내가 가진 세상을 바라보는 잣대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잣대의 길이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제가 참여 주민들을 바라볼 때 “왜 저럴까?”라는 비관적인 시점이 아닌, 
“저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관점을 다시 불러일으켜 주었습니다.

그들의 욕구만 해결해주는 것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욕구가 생겨난 역사가 무엇인지 바라고자 하는 눈이 생겼습니다.
내가 한 뼘 다가가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너무 많이 다가온 부담스러운 한 뼘일 수 있습니다.
마치 제가 욕구 해결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무리한 목표 설정을 한 것처럼요.
거리낌 없이 아무 데나 걷기엔, 피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은 그들의 삶을 먼저 바라봤어야 했습니다.
우리는 사회복지사로 살면서 아동, 노인, 장애인, 수급자 등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만날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만나는 그들과 동행하기 위해 그들의 보폭을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은, 그들이 존중받는 느낌을 받고
사회복지사인 우리에게 더 다가와 함께 걸어갈 힘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순간, 모든 날, 사회의 아픈 영역에서 열정을 쏟는
모든 사회복지사분께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개인의 한 뼘은 짧지만, 사회적 복지를 위해 서로 손을 잡은 우리의 한 뼘은 길다고 생각합니다.
무섭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사람 인(人)이라는 한자 모양처럼,
서로 기대며 넘어지지 않도록 손잡이가 되어주길 희망합니다.
사례관리사로서 바라보는 시선과 참여자가 바라보는 시선이 만나는 곳에서,
달달한 인생으로 조금씩 변화하고 한 뼘 성장한 인생을 기대하며,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