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 대전사회복지사 인터뷰(Djasw Interview) 대전기아대책이주여성쉼터 박민정 사회복지사를 만나다! |
인터뷰이(Social Worker Interviewee) : 박민정 |
사회복지사 인터뷰는 월 1회 대전지역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사회복지를 시작하게 된 계기, 협회 활동, 동료들에게 전하는 응원 메시지 등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며 경험하고 느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2025년 10월 인터뷰는 복지 현장에서 뜻있게 일하고 계시는 『대전기아대책이주여성쉼터 박민정 사회복지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인터뷰를 함께한 대전기아대책이주여성쉼터 박민정 소장 |
"안녕하세요! 다문화가 공존하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대전기아대책이주여성쉼터 사회복지사 박민정입니다." |
Q. 안녕하세요. 박민정 사회복지사님!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다문화가 공존하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대전기아대책이주여성쉼터 박민정 사회복지사입니다.
현재 저는 시설의 운영 총괄 책임자로서 조직 및 인사 관리, 유관 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과 연대 활동, 후원처 발굴 및 관리,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주여성들이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생활하며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Q. 그럼, 현재 근무하고 계신 대전기아대책이주여성쉼터은 어떤 기관인가요? |
대전기아대책이주여성쉼터는 2008년 12월 대전광역시로부터 위탁받아, 사회복지법인 기아대책이 운영하고 있는 비공개 생활시설입니다.
쉼터는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스토킹·교제폭력 등으로 피해를 입은 이주여성과 그 가족 구성원을 보호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먼 타국에서 인권침해를 겪은 이주여성들에게 고향이자 가족, 친구가 되어, 그들의 아픔과 외로움을 함께 나누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립·자활 교육과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이주여성이 한국 사회에서 스스로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특히, 언어소통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어 교육을 중점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
아울러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 여성단체연합, 지역사회 관계 기관 등과 긴밀히 협력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 복합적이고 다양한 새로운 형태의 폭력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대전여성폭력방지상담소·시설협의회 등 여러 기관과 통합사례관리를 공유하고 전문성을 높여, 피해자들이 더욱 안전하고 존중받는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2025 대전여성폭력방지상담소ㆍ시설협의회 정기총회 中 |
Q. 박민정 사회복지사님께서 기아대책이주여성쉼터에서 일하게 되신 계기나 동기가 궁금합니다! |
저는 여성폭력 피해자 초기지원체계인 여성긴급전화 1366센터에서 10년간 근무하였으며, 인천·경기북부·서울중앙센터에서 여성폭력 피해자 상담과 상담원 관리자로 일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수많은 피해자를 도우면서 제 삶의 보람과 사명감을 느껴보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일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길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깊은 고민의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과로와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번 아웃을 겪던 때, 참여했던 상담원 역량 강화 교육에서 들었던 말이 제 마음에 박혔습니다. “한 일터에서 5년을 넘기지 마라. 5년이 넘으면 고인 물이 된다. 3~5년 동안 전문성을 쌓았다면, 그곳을 떠나 더 나은 자리로 나아가라.” 그 말은 제 마음속에 오랫동안 울림으로 남았고, 10년이 지난 어느 날 문득, “나는 정말 이곳에서 같은 일을 계속하고 싶은가?”라는 물음이 생겨났습니다. |
"2017년 새로운 꿈을 안고 대전으로 내려와 현재까지... " |
이를 계기로 진로와 사명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전히 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고자 하는 마음은 변함없었지만, 이제는 다른 방식의 지원, 새로운 형태의 동행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 무렵 우연히 접한 기아대책의 미션과 비전이 제 가치관과 맞닿아 있음을 느꼈고, 사회복지법인 기아대책 홈페이지를 통해 대전기아대책이주여성쉼터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곳이 바로 내가 꿈꾸던 일터다’라는 확신이 생겼지만, 서울에서 대전으로의 근무지를 이동한다는 것과 외국인 입소자들과의 언어소통에 대한 부담, 그리고 가족의 반대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습니다.
그러나 제 안의 꿈과 의지와 확신은 점점 더 커졌고, 가족을 설득해서 응원 속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선택은 제게 전문성을 확장하고 사명을 더욱 분명하게 다지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2017년, 새로운 꿈을 안고 대전으로 내려와 현재까지 “다문화가 공존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달려가고 있습니다.기 |
크리스마스 행사 진행 후 대전기아대책이주여성쉼터 동료 단체사진 |
Q. 올해 2월 대전사회복지사협회 평생회원으로 가입을 해주셨는데요. 평생회원으로 협회와 함께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
저는 2017년, 고향인 대전으로 돌아오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속에 처음에는 여성폭력 피해자 상담 업무에 전념했습니다. 그 후 시설을 책임지는 소장으로서 사회복지사 실습생들을 교육하며 저는 조금씩 전문직으로서의 사회복지사, 그리고 후배를 성장시키는 선배 역할을 알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사회복지사를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라 하고, 또 누군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다리를 놓는 전문가”라고 표현합니다. 저 역시 그 말들에 깊이 공감합니다. 경제적 빈곤, 가정폭력, 학대, 질병, 차별 등으로 삶이 흔들리는 이들에게 심리적·정서적 지지를 제공하고, 필요한 자원과 제도를 연결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돕는 일, 그것이 사회복지사의 본질이라 믿습니다. |
또한 사회복지사는 단지 지원자가 아니라, 사각지대를 찾아 목소리를 내고, 지역사회 안에서 연대와 돌봄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변화의 촉진자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에서도 번 아웃을 경험했지만, 그때마다 선후배와 동료 사회복지사들의 격려와 따뜻한 지지가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대전으로 내려온 첫해, 입소자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11월에 ‘多맛! 누룽지’ 공장 개소식을 열고, 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시작했던 ‘카페 꿈아시아’ 사업을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던 것도 함께한 동료들의 열정과 헌신 덕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낯설고 두려웠던 대전에서 어느덧 8년째 더불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의 길은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돌봄’과 ‘연대’라는 가치를 지켜가는 삶임을 다시금 확신했습니다. 그 다짐의 첫걸음으로, 저는 대전사회복지사협회 평생회원 가입을 결심했습니다. |
Q. 그렇다면, 평생회원으로서 협회와 어떤 활동에 참여하고 싶은지, 또는 기대하고 계신 바가 있으실까요? |
대전사회복지사협회 연회비 단체납부기관 선물 전달 |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과 제도로 연결하는 협회 활동에 기꺼이 동참하겠습니다!" |
협회와 함께 호흡하며 현장의 성장과 변화에 직접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그동안 사회복지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배움을 이제는 후배 사회복지사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저 역시 처음 현장에 발을 디뎠을 때, 많은 선배 사회복지사들의 조언과 격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는 그때 받은 따뜻한 마음을 후배들에게 되돌려주고 싶습니다.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온 지역사회 공동체 속에서, 후배 사회복지사들의 손을 잡고 서로가 버팀목이 되는 연대의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바람도 생겼습니다.
앞으로는 협회가 주관하는 교육, 소모임, 포럼, 네트워크 활동에 적극 참여하여 현장의 경험과 배움을 나누고, 후배 사회복지사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는 고민과 도전을 함께 나누며 지치지 않는 사회복지 현장을 만들어가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또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과 제도로 연결하는 협회의 활동에도 기꺼이 동참하겠습니다. 저 역시 이 과정 속에서 동료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배움을 얻고, 서로에게 든든한 동료이자 지지자가 되는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의 이 작은 걸음이 누군가에게 또 다른 희망의 시작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Q. 또한, 협회 전문교육인 '리부트(Reboot) : 최고리더를 위한 리더십 전환교육'도 참여하셨는데요. 어떤 목표와 마음가짐으로 참여하셨나요? |
대전사회복지사협회 전문교육(리부트 : 최고리더를 위한 리더십 전환교육) 中 |
현장에서 중간관리자를 거쳐 리더의 역할로 확장되면서, 조직을 운영하고 동료와 후배를 이끄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리더십 역량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복지 환경 속에서 새로운 정책과 제도에 대한 이해,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소통 능력, 조직관리 역량의 필요성을 더욱 깊이 체감했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이 있었지만, 익숙한 방식과 관례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조직을 전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시각과 도구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변화를 모색하던 중, 대전사회복지사협회에서 진행하는 ‘리부트(Reboot) 리더십 교육’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교육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지만, ‘Reboot’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시스템을 다시 시작하다, 재부팅 하다, 새로운 출발을 하다, 방향을 전환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 단어가 변화의 시점에 서 있던 제 마음에 신선하게 와닿았고,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확신이 들어 주저 없이 신청했습니다. |
Q. 그럼 리부트 교육을 통해 새롭게 배우거나 얻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이번 교육을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것은, 리더십의 본질이 권위가 아니라 ‘관계와 신뢰’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은 것입니다. 특히 조직 구성원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각자의 강점을 살려 함께 성장하도록 돕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깊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교육과정 속에서 저는 우선순위를 바꾸는 용기를 경험했습니다. 낯선 리더들과 함께한 1박 2일 동안, 그동안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제 속마음을 이야기하며, 누구의 강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렸습니다. 서로의 경험 속에서 공감과 지지를 나누며, 저는 진짜 리더십의 의미를 몸으로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리부트 교육 1박 2일 워크숍 소통의 시간 中 |
또 한편으로는 ‘나 자신을 돌보는 것이 곧 건강한 리더십의 출발점’이라는 메시지가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리더가 지치면 조직도 함께 흔들린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며, 자신을 돌보는 시간은 결코 이기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저는 현장에서 더욱 유연하고 따뜻한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실천 방법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동료와 후배들이 서로를 지지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신뢰의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배움을 현장의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제 다음 목표입니다. “조직의 문화를‘리셋(Reset)’하고, 구성원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그것이 바로 저의 리부트(Reboot)입니다. |
리부트 교육을 함께한 사회복지현장 리더(오른쪽 2번째, 박민정 소장) |
Q. 대전지역 사회복지사의 권익 증진을 위해, 협회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무엇보다도, 현장의 목소리를 더 폭넓게 담아낼 수 있는 플랫폼이 강화되길 바랍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회복지사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정책 건의로 이어질 수 있는 소통의 통로가 필요합니다.
또한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과 슈퍼비전, 그리고 심리적 소진(번 아웃) 예방 프로그램이 꾸준히 제공된다면, 현장 사회복지사들의 권익 보호와 역량 강화가 함께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협회가 사회복지사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허브로서, 현장의 어려움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중간다리 역할을 지속해서 해 주길 기대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꾸준히 쌓여갈 때, 사회복지 현장은 더욱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 발전할 것이라 믿습니다. |
Q. 끝으로, 대전사회복지사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혼자 가면 길이 되지만, 함께 가면 역사가 됩니다..." |
대전의 모든 사회복지사 여러분, 여러분의 헌신과 따뜻한 마음이 이 도시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때로는 지치고 힘든 순간도 있겠지만, 여러분이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변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서로에게 든든한 동료가 되어 주시고, 자신의 전문성과 사명감을 믿으며 앞으로도 묵묵히 걸어가시길 응원합니다. 저 역시 그 길 위에서 여러분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연대하는 동료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늘 마음에 새기고 있는 한 문장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아프리카 속담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혼자 가면 길이 되지만, 함께 가면 역사가 됩니다.”
우리 모두의 작은 걸음이 모여, 대전의 사회복지가 더 단단하고 따뜻한 역사를 써 내려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발행일 : 2025년 10월 23일(목) 발행처 : 대전광역시사회복지사협회 발행인 : 이진희 / 편집인 : 강지훈 이메일 : djasw@hanmail.net 주소 : 대전광역시 중구 보문로 246, 대림빌딩 80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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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문화가 공존하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대전기아대책이주여성쉼터 박민정 사회복지사입니다.
현재 저는 시설의 운영 총괄 책임자로서 조직 및 인사 관리, 유관 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과 연대 활동, 후원처 발굴 및 관리,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주여성들이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생활하며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대전기아대책이주여성쉼터는 2008년 12월 대전광역시로부터 위탁받아, 사회복지법인 기아대책이 운영하고 있는 비공개 생활시설입니다.
쉼터는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스토킹·교제폭력 등으로 피해를 입은 이주여성과 그 가족 구성원을 보호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먼 타국에서 인권침해를 겪은 이주여성들에게 고향이자 가족, 친구가 되어, 그들의 아픔과 외로움을 함께 나누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립·자활 교육과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이주여성이 한국 사회에서 스스로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특히, 언어소통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어 교육을 중점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 여성단체연합, 지역사회 관계 기관 등과 긴밀히 협력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 복합적이고 다양한 새로운 형태의 폭력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대전여성폭력방지상담소·시설협의회 등 여러 기관과 통합사례관리를 공유하고 전문성을 높여, 피해자들이 더욱 안전하고 존중받는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성폭력 피해자 초기지원체계인 여성긴급전화 1366센터에서 10년간 근무하였으며, 인천·경기북부·서울중앙센터에서 여성폭력 피해자 상담과 상담원 관리자로 일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수많은 피해자를 도우면서 제 삶의 보람과 사명감을 느껴보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일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길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깊은 고민의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과로와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번 아웃을 겪던 때, 참여했던 상담원 역량 강화 교육에서 들었던 말이 제 마음에 박혔습니다. “한 일터에서 5년을 넘기지 마라. 5년이 넘으면 고인 물이 된다. 3~5년 동안 전문성을 쌓았다면, 그곳을 떠나 더 나은 자리로 나아가라.” 그 말은 제 마음속에 오랫동안 울림으로 남았고, 10년이 지난 어느 날 문득, “나는 정말 이곳에서 같은 일을 계속하고 싶은가?”라는 물음이 생겨났습니다.
이를 계기로 진로와 사명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전히 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고자 하는 마음은 변함없었지만, 이제는 다른 방식의 지원, 새로운 형태의 동행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 무렵 우연히 접한 기아대책의 미션과 비전이 제 가치관과 맞닿아 있음을 느꼈고, 사회복지법인 기아대책 홈페이지를 통해 대전기아대책이주여성쉼터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곳이 바로 내가 꿈꾸던 일터다’라는 확신이 생겼지만, 서울에서 대전으로의 근무지를 이동한다는 것과 외국인 입소자들과의 언어소통에 대한 부담, 그리고 가족의 반대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습니다.
그러나 제 안의 꿈과 의지와 확신은 점점 더 커졌고, 가족을 설득해서 응원 속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선택은 제게 전문성을 확장하고 사명을 더욱 분명하게 다지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2017년, 새로운 꿈을 안고 대전으로 내려와 현재까지 “다문화가 공존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달려가고 있습니다.기
저는 2017년, 고향인 대전으로 돌아오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속에 처음에는 여성폭력 피해자 상담 업무에 전념했습니다. 그 후 시설을 책임지는 소장으로서 사회복지사 실습생들을 교육하며 저는 조금씩 전문직으로서의 사회복지사, 그리고 후배를 성장시키는 선배 역할을 알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사회복지사를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라 하고, 또 누군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다리를 놓는 전문가”라고 표현합니다. 저 역시 그 말들에 깊이 공감합니다. 경제적 빈곤, 가정폭력, 학대, 질병, 차별 등으로 삶이 흔들리는 이들에게 심리적·정서적 지지를 제공하고, 필요한 자원과 제도를 연결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돕는 일, 그것이 사회복지사의 본질이라 믿습니다.
또한 사회복지사는 단지 지원자가 아니라, 사각지대를 찾아 목소리를 내고, 지역사회 안에서 연대와 돌봄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변화의 촉진자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에서도 번 아웃을 경험했지만, 그때마다 선후배와 동료 사회복지사들의 격려와 따뜻한 지지가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대전으로 내려온 첫해, 입소자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11월에 ‘多맛! 누룽지’ 공장 개소식을 열고, 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시작했던 ‘카페 꿈아시아’ 사업을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던 것도 함께한 동료들의 열정과 헌신 덕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낯설고 두려웠던 대전에서 어느덧 8년째 더불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의 길은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돌봄’과 ‘연대’라는 가치를 지켜가는 삶임을 다시금 확신했습니다. 그 다짐의 첫걸음으로, 저는 대전사회복지사협회 평생회원 가입을 결심했습니다.
협회와 함께 호흡하며 현장의 성장과 변화에 직접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그동안 사회복지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배움을 이제는 후배 사회복지사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저 역시 처음 현장에 발을 디뎠을 때, 많은 선배 사회복지사들의 조언과 격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는 그때 받은 따뜻한 마음을 후배들에게 되돌려주고 싶습니다.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온 지역사회 공동체 속에서, 후배 사회복지사들의 손을 잡고 서로가 버팀목이 되는 연대의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바람도 생겼습니다.
앞으로는 협회가 주관하는 교육, 소모임, 포럼, 네트워크 활동에 적극 참여하여 현장의 경험과 배움을 나누고, 후배 사회복지사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는 고민과 도전을 함께 나누며 지치지 않는 사회복지 현장을 만들어가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또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과 제도로 연결하는 협회의 활동에도 기꺼이 동참하겠습니다. 저 역시 이 과정 속에서 동료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배움을 얻고, 서로에게 든든한 동료이자 지지자가 되는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의 이 작은 걸음이 누군가에게 또 다른 희망의 시작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현장에서 중간관리자를 거쳐 리더의 역할로 확장되면서, 조직을 운영하고 동료와 후배를 이끄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리더십 역량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복지 환경 속에서 새로운 정책과 제도에 대한 이해,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소통 능력, 조직관리 역량의 필요성을 더욱 깊이 체감했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이 있었지만, 익숙한 방식과 관례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조직을 전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시각과 도구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변화를 모색하던 중, 대전사회복지사협회에서 진행하는 ‘리부트(Reboot) 리더십 교육’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교육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지만, ‘Reboot’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시스템을 다시 시작하다, 재부팅 하다, 새로운 출발을 하다, 방향을 전환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 단어가 변화의 시점에 서 있던 제 마음에 신선하게 와닿았고,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확신이 들어 주저 없이 신청했습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것은, 리더십의 본질이 권위가 아니라 ‘관계와 신뢰’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은 것입니다. 특히 조직 구성원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각자의 강점을 살려 함께 성장하도록 돕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깊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교육과정 속에서 저는 우선순위를 바꾸는 용기를 경험했습니다. 낯선 리더들과 함께한 1박 2일 동안, 그동안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제 속마음을 이야기하며, 누구의 강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렸습니다. 서로의 경험 속에서 공감과 지지를 나누며, 저는 진짜 리더십의 의미를 몸으로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나 자신을 돌보는 것이 곧 건강한 리더십의 출발점’이라는 메시지가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리더가 지치면 조직도 함께 흔들린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며, 자신을 돌보는 시간은 결코 이기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저는 현장에서 더욱 유연하고 따뜻한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실천 방법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동료와 후배들이 서로를 지지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신뢰의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배움을 현장의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제 다음 목표입니다. “조직의 문화를‘리셋(Reset)’하고, 구성원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그것이 바로 저의 리부트(Reboot)입니다.
무엇보다도, 현장의 목소리를 더 폭넓게 담아낼 수 있는 플랫폼이 강화되길 바랍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회복지사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정책 건의로 이어질 수 있는 소통의 통로가 필요합니다.
또한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과 슈퍼비전, 그리고 심리적 소진(번 아웃) 예방 프로그램이 꾸준히 제공된다면, 현장 사회복지사들의 권익 보호와 역량 강화가 함께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협회가 사회복지사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허브로서, 현장의 어려움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중간다리 역할을 지속해서 해 주길 기대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꾸준히 쌓여갈 때, 사회복지 현장은 더욱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 발전할 것이라 믿습니다.
대전의 모든 사회복지사 여러분, 여러분의 헌신과 따뜻한 마음이 이 도시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때로는 지치고 힘든 순간도 있겠지만, 여러분이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변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서로에게 든든한 동료가 되어 주시고, 자신의 전문성과 사명감을 믿으며 앞으로도 묵묵히 걸어가시길 응원합니다. 저 역시 그 길 위에서 여러분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연대하는 동료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늘 마음에 새기고 있는 한 문장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아프리카 속담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혼자 가면 길이 되지만, 함께 가면 역사가 됩니다.”
우리 모두의 작은 걸음이 모여, 대전의 사회복지가 더 단단하고 따뜻한 역사를 써 내려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메일 : djasw@hanmail.net